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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현 작가의 “밸런스 오브젝트”, 밀라노 디자인 위크 첫선 — 공예에서 컬렉터블로: 하이엔드 소비 시장을 파고드는 기능적 예술의 부상

이주현 작가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26에서 이주와 불안정이라는 경험을 컬렉터블 기능성 예술로 풀어내며, 한국 금속공예의 가능성을 글로벌 럭셔리 디자인 시장으로 확장한다.

밀라노 리타 궁(Palazzo Litta), 4월 20일–26일… ‘사적인 응접실(Boudoir)’에서 만나는 컬렉터블 오브제

(사진) 이주현 작가

무게, 소재, 그리고 사용의 행위를 통해 균형을 탐구하며 고도의 수작업으로 조형성과 실용성의 경계를 허무는 금속공예가 겸 디자이너 이주현(연세대학교 강사, JHL Sustain 디렉터)이 세계 최대 디자인 축제인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26(Milan Design Week 2026)’에서 첫 단독 전시를 개최한다.

국제 디자인 플랫폼 모스카파트너즈(MoscaPartners)의 공식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밀라노 중심부의 상징적 건축물 ‘리타 궁(Palazzo Litta)’ 내 사적 응접 공간이었던 ‘부두아(Boudoir)’에서 4월 20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다.

전시 핵심: 불안정함 속에서 찾아낸 생존 전략으로서의 ‘균형’

작가의 작업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밸런스(균형)’다. 12년간의 유학 생활을 거치며 한국과 타국 어디에도 온전히 소속되지 못한다는 이방인으로서의 불안함을 느꼈던 작가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예술을 일종의 ‘생존 전략’으로 삼았다.

좁은 접지면 위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오브제들은 시각적 긴장감을 유발한다. 동시에 관객이 이를 생활 공간에 직접 배치하고 사용하는 행위를 통해 정서적 안정감과 위안을 찾도록 설계된 작업이기도 하다. 이러한 접근은 ‘제품’과 ‘작품’의 경계를 지우는 ‘기능적 예술(Functional Art)’의 방법론이자, 관객의 감각적 경험을 완성하는 서사이기도 하다.

작품 하이라이트: 마름쇠에서 바위섬까지, 기능적 오브제의 새로운 지평

이번 전시에서는 금속, 나무, 원석 등 다양한 소재로 빚어낸 대표작 ‘Caltrop(마름쇠) 시리즈’와 ‘Yeom(염) 시리즈’를 선보인다.

(사진) Caltrop(마름쇠) 시리즈

Caltrop(마름쇠) 시리즈는 가장 오래된 고대 전쟁 무기 중 하나인 ‘마름쇠’에서 형태적 모티프를 차용한 구둣주걱 및 촛대 오브제다. 좁은 베이스를 가진 얇고 긴 구조임에도 넘어지지 않고 스스로 자립하며, 팽팽한 균형감을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단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40여 시간, 20단계의 수작업을 요하는 고도의 숙련미의 산물이다.

(사진) Yeom (염) 시리즈

Yeom(염) 시리즈는 ‘작은 바위로 된 섬’을 뜻하는 순우리말에서 영감을 받았다. 거친 자연석을 금속으로 캐스팅한 바위 형태의 베이스와 매끄러운 단면의 금속 상판을 결합한 테이블 및 스툴 작업으로, 바위에서 떠오른 섬의 이미지를 담고 있다. 자연물의 질감과 인공적 구조 사이의 긴장감을 통해 이상적인 균형의 상태를 탐구한다.

글로벌 산업 관점: 럭셔리 아트 인더스트리와 컬렉터블 시장의 경제적 가치

최근 글로벌 산업 구조에서 금속공예와 아트 인더스트리는 단순한 문화·예술 영역을 넘어, 고부가가치 제조업과 프리미엄 소비 시장을 연결하는 핵심 산업군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럭셔리 소비 시장의 확대, 개인 맞춤형 제품 수요 증가, 브랜드 스토리 기반의 가치 소비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금속공예 기반 제품은 ‘자산형 소비재’이자 브랜드 확장의 핵심 매개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 하이엔드 인테리어, 컬렉터블 산업과 결합된 공예 기반 제품군은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일부 세그먼트에서는 전통 제조업 대비 높은 마진 구조를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디지털 플랫폼과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의 확산이 가세하면서, 소규모 공예 기반 창작자와 브랜드의 글로벌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산업의 확장은 한층 가속화되고 있다.

2026년 발행된 ‘아트바젤 UBS 글로벌 아트마켓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글로벌 아트 마켓의 총 매출은 전년 대비 4% 성장한 596억 달러(약 80조 원)로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장식 미술 및 앤틱 부문을 다루는 글로벌 딜러들의 평균 매출은 전년 대비 7% 상승하며 순수미술 일부 분야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하이엔드 소비 시장 내에서는 부유층 컬렉터의 영향력 확대와 명품 섹터의 진입으로 구조적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수집가들의 구매 성향 또한 전통적 회화를 넘어, 실용성과 미학을 겸비한 디자인·장식 컬렉터블(Collectibles) 오브제로 확장되는 추세가 뚜렷하다. 이주현 작가의 ‘밸런스 오브젝트’와 같은 기능적 예술(Functional Art)은 이러한 시장 구조 변화 속에서 독보적인 상업적·미학적 잠재력을 지닌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관람 포인트: 역사적 공간과 한국 공예의 상호작용

전시가 열리는 ‘리타 궁’은 주요 문화 행사 기간에만 대중에게 개방되는 상징적인 장소다. ‘부두아’라는 사적인 응접실의 용도는 작품이 지닌 내밀한 에너지와 완벽하게 부합한다. 작가는 “역사적 숨결이 닿아 있는 공간에서 중력을 딛고 서있는 작품의 긴장감을 공유하고 싶다”며, “지난 4년간 아슬아슬하면서도 최선을 다해 서있었던 삶의 균형을 작업을 통해 폭넓게 소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에디터 노트 이번 전시는 한국의 금속공예가 단순한 수공예적 가치를 넘어, 명확한 콘셉트 기반의 컬렉터블 오브제로서 글로벌 하이엔드 소비 시장으로 어떻게 확장될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이정표다. 럭셔리 소비 경험과 기능적 예술이 결합되는 글로벌 산업 트렌드 속에서, 이주현 작가가 빚어낸 팽팽한 ‘균형’의 서사는 미학적 성취를 넘어 디자인 인더스트리의 매력적인 경제적 레퍼런스를 제공한다.

 2026년 04월 07일
기사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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