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돌아오는 파란 하늘과 벚꽃인데도,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만드는 마법 같은 날씨. 오늘은 하늘이 맑아지고 공기가 밝아진다는 절기 ‘청명’이다.
겨울을 털어내듯 추적추적 내리던 비와 자욱한 황사, 영 가시지 않던 한기가 지나갔다. 높고 춥던 하늘이 성큼 내려와 투명하게 시야가 트이는 모양이 진짜 봄을 알린다.
앙상한 가로수에서 여린 새싹이 빼꼼 고개를 드는 오늘 같은 날에 어울리는 차는 서호용정. 완두콩처럼 맑고 부드러운 단맛에, 인절미 같은 고소한 여운이 남는 이 녹차는 중국을 대표하는 명차로 손꼽힌다.
용정차는 오래전부터 중국 항저우 서호(西湖) 일대, ‘용정(龍井)’이라 불리는 우물 근처에서 이름을 알렸다. 과거 헌사 문화 속에서 찻잎의 모양을 또렷하게 다듬는 제다 방식이 발달했고, 용정차는 가늘고 길쭉하면서도 납작하고 편평한 형태로 알아볼 수 있다.
봄철에 처음 돋아난 새싹으로 만든 ‘첫물차’를 으뜸으로 치는 경향은 널리 알려져 있는데, 특히 청명 이전에 딴 용정(명전차)을 높게 치는 관행도 유명하다. 이맘때면 햇차 소식이 들리기 시작하는데, 곧 2026년 신참 용정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몽글몽글 마음도 맑아지는 봄날, 입안도 맑게 정리해 줄 용정차 한 잔과 무량광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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